연말이 다가올수록 기업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인 배당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년 전부터 주주환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주주친화적 정책이 실제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2차전지, 인공지능(AI) 등 테마주가 예년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으며 순환판매 시장이 지루하게 이어졌다. 이는 국내 기업이 뚜렷한 성장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반증이자, 투자자 자금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럴 때는 테마주보다는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다.
코스피를 지탱하는 가장 큰 기둥인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언제 회복될지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삼성전자가 과거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위기감은 더 크다.
삼성전자의 ‘클럭 제로’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위에 있는 삼성물산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사업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주력 업종인 건설업의 회복세를 가늠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전망은 중동발 건설풍, 국내 부동산시장 부활 등을 가정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역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으나 회사 전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패션과 리조트 부문의 실적도 미미한 만큼, 사업적 측면보다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그룹 내 지위가 더 주목받고 있다.
주가가 이런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 주가는 3년 만에 최저점을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주가(약 20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주주들이 신뢰하게 될 것은 계열사의 후광효과다. 주가 흐름, 실제 배당금, 심지어 삼성물산의 실적까지도 삼성전자 등 계열사에 달려 있을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이 올해 초 발표한 3년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은 배당수익의 60~70%를 계열사에 환원하는 것이다. 물론 최소배당금(주당 2,000원)은 유지된다. 실제로 계열사 배당수익만을 재원으로 삼아 주주들에게 배당을 배분하는 대기업 지주회사는 실제 찾아보기 어렵다.
▲GS, 별도재무제표 기준 최근 3년간 평균 순이익의 40% 이상(2023년 공시) ▲LG, 별도재무제표 기준 순이익 50% 이상(2022년 공시, 배당소득 한도 문구) 배당정책에서 삭제) ▲ 대표적인 사례가 CJ인데, 개인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이 70% 이상이다(2023년 공시).
시가총액이 비슷한 기업들과 비교해도 배당재원만 재분배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SK주식회사도 삼성물산과 마찬가지로 배당소득을 주주배당 재원으로 활용하지만, 삼성물산과 달리 최소 한도(30%)만 정하고 상한은 없다.
삼성전자는 삼성물산 배당금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약 5%, 삼성생명 약 19.3%, 삼성SDS 약 17%, 삼성엔지니어링 7%, 삼성바이오로직스 4.3%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약 640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는데, 삼성전자(약 5000억원)와 삼성생명(약 1000억원)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장기 적자에 시달려온 삼성엔지니어링은 아직 주주배당을 재개하지 않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전히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배당금이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는 한 삼성물산 주주들에 대한 배당금은 최저 수준(주당 2000원)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의 배당정책은 현금흐름(FCF)의 50%를 돌려주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2022년(2021회계연도) 계열사로부터 약 1조5400억원을 받았으나, 삼성전자의 영향으로 배당금이 2023년(2022회계연도) 640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주주에게 지급된 배당금 총액도 약 6,900억원에서 3,760억원으로 감소했다.
물론 올해 초 삼성물산이 발표한 주주환원 계획에는 주목할 만한 내용도 있었다. 전체 주식의 약 13%를 차지하는 자사주를 향후 5년간 분할소각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 발표된 주주환원 계획에는 자사주를 1.5% 수준으로 매각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자사주 소각은 가장 확실한 주주환원 방안 중 하나로 꼽히지만,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분할이 선택된다면 이른바 자사주 마법을 포기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삼성물산이 발표한 자사주 활용 방안은 매입 후 소각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소각하는 전략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그룹 내 위상에 걸맞지 않는 주목할만한 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해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기업이 됐다”고 말했다. ” 그는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조치도 “개인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회사 내에서 현금을 축적하는 수단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